2025년 국내 인공지능(AI) 산업 매출액, 전년비 14.1% 증가한 8조 7,823억 원
- 개요
국내 인공지능(AI) 산업이 8조원 후반대 시장으로 성장하며 본격적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기업들의 AI 도입이 실증과 시범사업을 넘어 실제 시스템 구축과 서비스 적용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생성형 AI 확산에 따른 연산 인프라 투자도 빠르게 증가하는 모습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가 조사한 ‘2025 인공지능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AI 매출이 발생한 기업의 전체 매출액은 2024년 7조6,938억원에서 2025년(E) 8조7,823억원으로 14.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AI 매출 발생 기업은 2,566개에서 2,626개로 늘었다. 기업당 평균 AI 매출액도 약 30억원에서 33억4,500만원으로 증가했다. 2025년 수치는 전망치(E)다.
눈여겨볼 부분은 기업 수보다 매출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점이다. AI 매출 발생 기업 수는 약 2.3% 늘어난 데 비해 매출은 14.1% 증가했다. 신규 기업의 시장 진입뿐 아니라 기존 AI 기업의 사업 규모가 확대되면서 산업 전체의 외형 성장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2. 특징
- AI 응용SW 3.8조원으로 최대…하드웨어는 49.1% 급증
사업 분야별로 보면 국내 AI 산업의 최대 시장은 AI 응용 소프트웨어다. AI 응용SW 매출은 2024년 3조2,182억원에서 2025년(E) 3조7,949억원으로 늘어 17.9%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기업들이 AI를 실제 업무와 서비스에 적용하면서 응용 소프트웨어 시장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시스템 소프트웨어 시장도 같은 기간 1조6,627억원에서 1조7,749억원으로 6.8% 증가했다. AI 구축·관리 및 관련 정보서비스 시장은 2조2,102억원에서 2조3,137억원으로 4.7% 늘었다.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분야는 AI 연산·처리 부품 및 장치다. 관련 매출은 2024년 6,027억원에서 2025년(E) 8,988억원으로 49.1% 급증했다. 전체 규모에서는 응용SW보다 작지만 증가 속도에서는 다른 분야를 크게 앞섰다.
이는 생성형 AI와 대규모 AI 모델의 활용 확대가 소프트웨어 시장뿐 아니라 AI 연산·처리 인프라 시장의 성장으로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향후 AI 시장을 소프트웨어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지고 있으며 AI 시스템과 연산 인프라, 구축·관리 서비스가 함께 성장하는 산업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의미다.
- AI 시장 4분의 3은 B2B…기업 AX가 최대 수요처
고객별 시장에서는 기업(B2B) 시장이 국내 AI 산업의 중심축으로 나타났다. 민간 B2B 매출은 2024년 5조7,681억원에서 2025년(E) 6조5,388억원으로 13.4% 증가했다. 2024년 기준 B2B 시장은 전체 AI 매출의 75.0%를 차지했다. 기업을 대상으로 한 AI 제품과 서비스가 국내 AI 산업의 절대적인 수요 기반을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공공(B2G) 시장도 성장했다. 공공 부문 AI 매출은 1조4,255억원에서 1조5,027억원으로 5.4% 증가했다. 공공 AI 사업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지만 증가 속도는 민간 시장보다 낮았다.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가장 빠르게 성장한 고객 시장은 개인(B2C)이었다. B2C 매출은 2024년 5,002억원에서 2025년(E) 7,408억원으로 48.1% 증가했다.
이는 향후 국내 AI 산업의 성장축이 기업용 AI에만 머물지 않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B2C의 높은 성장률은 상대적으로 작은 매출 기반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현재 절대적인 시장 규모에서는 여전히 B2B가 압도적이다.
- 대기업 중심의 AI 시장 집중도 뚜렷
기업 규모에 따른 AI 매출 격차도 상당했다. 2025년(E) 종사자 1,000명 이상 기업 29곳의 AI 매출 합계는 4조47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AI 매출 8조7,823억원의 약 46%에 해당한다. 29개 대형 기업이 국내 AI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는 셈이다.
기업당 평균 AI 매출에서도 격차가 두드러진다. 종사자 1,000명 이상 기업의 평균 AI 매출은 약 140억원인 반면, 100~1,000명 미만은 약 99억원, 10~100명 미만은 약 16.6억원으로 낮아진다. 10명 미만 기업의 평균 AI 매출은 약 2억5,000만원 수준이다.
AI 산업의 외형은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매출이 일부 대형 기업에 상당 부분 집중된 구조라는 점을 보여준다. 국내 AI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중소·중견 AI 기업이 대형 프로젝트와 반복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 매출 1,000억원 이상 AI 기업이 전체 시장 절반 이상 차지
매출액 규모별로 살펴봐도 시장 집중 현상은 확인된다. 2025년(E) AI 매출 1,000억원 이상 기업은 57개로, 이들의 AI 매출 합계는 4조8,929억원에 달했다. 전체 AI 매출의 약 55.7%에 해당하는 규모다. 반면 AI 매출 1억원 미만 기업은 616개에 달하지만 이들의 전체 AI 매출은 약 61억원에 그쳤다. 기업 수로는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산업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낮다.
이는 국내 AI 산업이 많은 소규모 사업자와 소수의 대형 사업자가 공존하는 구조임을 보여준다. 향후 시장 성장 과정에서 대규모 AI 프로젝트를 확보할 수 있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사이의 격차가 더욱 확대될 가능성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 수출은 초기 단계..수출기업 비중 4.5%
국내 AI 산업의 빠른 성장에도 불구하고 해외시장 진출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2024년 기준 조사대상 2,814개 기업 가운데 AI 기술·제품·서비스를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4.5%에 불과했다. 반대로 95.5%는 수출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기업 규모에 따른 격차도 크다. 종사자 1,000명 이상 기업의 수출 비중은 25.2%였지만 100~1,000명 미만 기업은 12.6%, 10~100명 미만은 5.2%, 10명 미만 기업은 1.5%에 그쳤다. 매출 규모별로도 1,000억원 이상 기업의 수출 비중은 19.0%인 반면 1억원 미만 기업은 0.9%였다.
국내 AI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음에도 상당수 기업의 사업 기반이 국내에 집중돼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향후 국내 AI 산업의 경쟁력을 평가할 때 시장 규모와 기업 수뿐 아니라 해외 매출과 수출기업 비중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3. 주요 키워드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국내 AI 산업의 특징을 종합하면 ‘성장·집중·내수’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압축할 수 있다. 우선 AI 산업 매출이 14.1% 증가하고 응용SW 시장이 3조원 후반대로 확대됐다는 점은 AI가 기술개발과 실증 단계를 넘어 실제 제품과 서비스 매출을 만들어내는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 번째는 시장의 중심이 기업용 AI라는 점이다. 민간 B2B 시장이 6조5,000억원을 넘어섰다는 것은 향후 국내 AI 산업의 성장이 기업의 AI 도입과 AX(AI Transformation) 투자 확대에 크게 좌우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세 번째 변화는 인프라다. AI 연산·처리 부품 및 장치 매출이 49.1% 증가한 것은 AI 산업의 성장축이 소프트웨어에서 AI 컴퓨팅 인프라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분명하다. AI 매출의 상당 부분이 대형 기업에 집중돼 있고, 수출기업 비중은 4.5%에 머물고 있다. 국내 AI 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내수시장에서 축적한 기술과 프로젝트 경험을 해외시장으로 연결하는 사업화 역량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결국 국내 AI 산업은 이제 ‘AI 기술을 확보하는 단계’에서 ‘AI로 실제 매출을 만들고 산업을 전환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다음 경쟁은 국내 AI 수요 확대를 넘어 산업별 AI 솔루션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