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는 급증...전사 확산은 초기

1. 개요

2026년 글로벌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투자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실제 AI를 조직 전반으로 확산해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내는 기업은 아직 소수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여러 조사 결과 나타났다.

Gartner에 따르면, AI를 여러 사업부에 성공적으로 확산했거나 AI-first 접근방식을 채택한 조직은 전체의 22%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는 2026년 1월부터 4월까지 진행됐으며, 2025 회계연도 기준 전사 매출 5,000만달러 이상 기업의 관계자 1,30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는 기업의 AI 투자 확대 속도와 실제 활용 성숙도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조사 대상 기능별 리더의 85%는 2026년 AI 지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들은 이미 2025년 기능별 예산의 평균 12%를 AI에 투입했다.

더 주목할 부분은 AI 투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비용관리 체계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조사 대상 조직 가운데 약 11%는 2025년 해당 기능에서 AI에 얼마를 지출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Gartner는 AI 지출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재무적 가시성 부족이 투자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기업 AI 시장은 이제 단순한 기술 도입 경쟁을 넘어 ‘AI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확산하고 관리하며 실제 사업성과로 연결하는가’가 중요한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2. AI 고성과 기업의 차이는 'ROI 관리 능력'

이번 조사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부분은 AI 투자 규모 자체보다 AI 투자를 관리하는 방식에 따라 기업 간 성과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Gartner가 정의한 AI 고성과 기업은 AI 이니셔티브의 ROI를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개별 AI 사업을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관리하며, 프로젝트 성과에 따라 자원을 재배분하거나 성과가 낮은 사업을 중단하는 조직이다.

이들 AI 고성과 기업은 AI 이니셔티브의 81%에서 긍정적인 수익을 보고했다. 반면 저성과 기업은 AI 이니셔티브의 29%에 대해서 투자수익률 자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결과는 AI 투자성과가 단순히 좋은 AI 모델이나 솔루션을 도입하는 것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어떤 업무에 AI를 적용하고, 얼마를 투자하며, 어떤 KPI로 성과를 평가하고, 성과가 낮은 프로젝트를 얼마나 신속하게 조정할 수 있는지가 AI 투자성과를 좌우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향후 기업 AI 경쟁력의 핵심 요소 가운데 하나는 AI Portfolio Management, 즉 다수의 AI 프로젝트를 기업 전체 관점에서 관리하고 투자 우선순위를 지속적으로 조정하는 역량이 될 가능성이 높다.

3. 기업 AI 투자의 최우선 목표는 '생산성 향상'

현재 기업이 AI를 도입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은 혁신적인 신규 비즈니스 창출보다 기존 업무의 생산성 향상에 집중되어 있다.

Gartner 조사에서 기능별 리더의 75%가 생산성 향상을 AI의 주요 목표 가운데 하나로 선택했다. 또한 기능별 AI 지출 가운데 평균 약 30%가 생산성 향상에 배정되고 있었다. 이는 두 번째로 높은 투자 목적에 투입되는 비중의 거의 두 배 수준이다.

이는 2026년 기업 AI 시장의 현실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생성형 AI와 Agentic AI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기업들이 실제 예산을 집행하는 단계에서는 여전히 업무 자동화, 직원 생산성 향상, 운영비 절감과 같이 성과를 측정하기 쉬운 영역을 우선하고 있다는 의미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기업 AI 시장에서는 거대한 전사 AI Transformation 프로젝트보다 명확한 업무 문제를 해결하고 ROI를 입증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생산성 향상만을 AI의 최종 목표로 설정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비용절감형 AI가 어느 정도 확산된 이후에는 AI를 이용한 신규 서비스, 고객경험 혁신, 매출 확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로 투자 목적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4. AI 시장의 새로운 문제, 'Scale-up Gap'

이번 Gartner 조사를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Scale-up Gap으로 정리할 수 있다.

기업들은 AI에 상당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PoC나 특정 부서에서 성공한 AI를 조직 전체로 확대하는 과정에서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구조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AI 관심·실험 → PoC → 업무 적용 → 성과 검증 → 전사 확산 → AI-first 기업

현재 많은 기업이 앞쪽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Gartner 조사에서 전사적 확산 또는 AI-first 단계까지 도달한 조직은 22%에 그쳤다. 따라서 2026~2027년 기업 AI 시장의 핵심 문제는 더 이상 "AI를 도입할 것인가?"가 아니다. 오히려 "PoC에서 검증된 AI를 어떻게 전사 업무로 확산하고 지속적인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낼 것인가?"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AI 시장의 수요 구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 시장이 LLM·AI 솔루션·PoC 구축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AI 플랫폼, 데이터 통합, AI Governance, LLMOps/AIOps, AI FinOps, AI 성과관리 및 업무 프로세스 혁신으로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5. IT서비스 시장: 'AI 구축'에서 'AI Transformation'으로

이번 Gartner 조사 결과는 IT서비스 기업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과거 기업의 AI 사업에서 SI·컨설팅 업체의 역할은 AI 모델을 개발하거나 솔루션을 구축하고 시스템을 통합하는 것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기업 AI 프로젝트가 수십~수백 개 수준으로 증가하면 고객이 요구하는 서비스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다.

고객은 앞으로 단순히 "AI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넘어 어떤 AI 프로젝트에 우선 투자해야 하는지, 어느 프로젝트가 실제 성과를 내고 있는지, AI 투자비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어떤 프로젝트를 확대하거나 중단해야 하는지까지 요구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IT서비스 시장의 가치사슬 역시 다음과 같이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AI Consulting → AI 구축 → Data·Platform 통합 → AI 운영 → AI Governance → ROI 측정 → AI Portfolio Management

이는 삼성SDS·Accenture·IBM·Deloitte·Capgemini 등 글로벌 IT서비스·컨설팅 기업의 경쟁에서도 중요한 변화가 될 수 있다. 특히 단순 AI 구축 역량보다 산업별 업무 이해와 데이터, AI 기술, 프로세스 혁신, 성과관리 능력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AI Transformation 역량이 차별화 요소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6. 전략적 시사점

기업들은 AI 투자전략을 '얼마나 많은 AI 프로젝트를 추진했는가'에서 '얼마나 많은 경제적 가치를 만들어냈는가'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첫째, 모든 AI 프로젝트에 명확한 Business KPI를 설정해야 한다. 비용절감, 업무시간 단축, 매출증가, 고객전환율, 오류율 감소 등 가능한 한 측정 가능한 지표를 프로젝트 착수 단계에서 정의할 필요가 있다.

둘째, AI 투자비를 프로젝트와 성과별로 추적하는 관리체계가 필요하다. 특히 AI 인프라와 API·모델 사용료가 사용량 기반 과금으로 이동하면서 AI 비용을 관리하는 AI FinOps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AI 프로젝트를 개별 사업이 아닌 Portfolio로 관리해야 한다. 성과가 높은 프로젝트에는 추가 투자를 배정하고 성과가 낮은 프로젝트는 개선·통합·중단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Gartner 역시 고성과 조직의 특징으로 ROI의 지속적 추적, AI를 가치 포트폴리오로 관리하는 방식, 저성과 사업에 대한 자원 재배분 또는 중단을 제시했다.

넷째, IT서비스 기업은 AI 구축업체에서 AI Transformation Partner로 사업모델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컨설팅→데이터→AI 구축→운영→거버넌스→성과측정을 하나의 서비스 체계로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