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일자리 변화
■ AI가 불러일으킨 지각변동
AI가 촉발한 기존 산업의 변화는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나면서 취업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의 빠른 도입과 활용으로 인해 변화의 속도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생성형 AI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 영역을 대체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받는다.
세계적인 금융 투자기관인 Goldman Sachs는 생성형 AI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최대 3억 개의 정규직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으며, 사무직 근로자가 가장 큰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는 전 세계 모든 일자리 중 약 9%에 해당한다. 하지만 실제 단기간 내 일자리는 최대 14%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특히 선진국에서는 60%의 일자리가 AI로 대체될 위험이 있으며, 저소득 국가에서는 26%가 유사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영국의 대표적인 씽크탱크인 공공정책연구소(IPPR)는 향후 3~5년 내 신기술 출시에 대한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초급, 시간제, 행정직이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밝혔다. IPPR은 여성, 젊은 근로자, 저임금 근로자가 자동화로 인해 가장 큰 위험에 처해 있으며, 5년내에 영국에서만 800만 개의 일자리가 인공지능으로 인해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IPPR은 영국의 전체 직업 2만2,000개 중 11%가 위험에 처해 있다고 분석했다. 첫 번째 AI 충격은 데이터베이스 관리, 일정 관리, 재고 조사 등 일상적인 인지 작업군에서 이미 위험에 처해 있으며 비서 업무, 행정, 고객 서비스 분야의 초급 및 시간제 일자리를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
AI 충격의 두 번째 물결은 데이터베이스 생성, 카피라이팅, 그래픽 디자인과 관련된 비일상적인 작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이는 점점 더 고소득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의 경우 2024년 1월부터 4월까지 32만5,000개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 이중 기술 직이 4만7,000여개가 있는데, 대략 800개의 일자리가 AI로 인해 사라졌다. SEO.AI에 따르면 2023년 5월 미국에서 3,900명의 일자리 손실이 AI와 직접 연결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 3,900개의 일자리는 해당 달에 사라진 전체 일자리의 5%에 해당한다. 결과적으로 AI는 미국에서 7번째로 큰 일자리 제거 요인이 되었다.
2000년 이후 자동화로 인해 170만 개의 제조 일자리가 사라졌다. 자동차 도구의 도입은 경쟁 심화, 임금 하락, 일자리 손실을 넘어서는 기타 부정적인 영향과도 연관되어 있다. 미국 근로자의 13.7%가 로봇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었다고 보고했다
MIT에 따르면 2025년까지 제조업 종사자 200만 명 자동화 도구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자동화 도구의 대부분은 엄밀히 말하면 AI가 아닌 로봇이지만, 사라진 일자리 중 일부는 새로운 AI 도구로 대체될 것이다.
■ 기업들의 AI 채택과 대응
미국의 채용 관련 기업인 Resume Builder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약 53%의 기업이 2023년에 AI를 사용하고 있으며, 24%는 2024년에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약 80%의 기업들이 AI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셈이다. 설문조사 결과, 이미 ChatGPT를 채택한 기업 중 절반 가까이가 직원들을 대체했다고 응답했다.
2024년 AI를 사용하거나 사용할 계획인 기업의 44%는 직원을 해고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때문에 AI 기술을 갖춘 직원이 그렇지 않은 직원보다 직업의 안정성을 더 보장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직업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자신이 속한 업무 중 AI가 차지할 수 없는 부분이 무엇인지, AI가 인간의 개입이 필요한 부분이 어디인지 파악하고 해당 작업을 수행하는 즉, AI친화적인 인력이 돼야 한다는 것. 따라서 자기계발은 이제 필수가 됐다. AI를 활용한 업무 스킬 향상과 기존의 자신의 업무와 AI와의 관련성을 유지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미래 일자리 시장의 트렌드라는 점에서 장애물로 여기기 보다 새로운 도구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AI가 본격적으로 활용되더라도 상당기간 AI 영향력이 미미한 분야가 있다. 가령, 정서적인 부문을 담당하는 직업군들, 분명히 사회 복지사, 의료 전문가, 교사 등 중요한 사회적 또는 정서적 상호 작용이 필요한 역할은 AI자동화로 대체될 가능성이 적다. 또한 복잡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고위 관리 직무는 인간의 추론이 프로세스에 여전히 중요하기 때문에 대체될 가능성이 낮다. 그리고 관계 구축이 필요한 고객 대면 역할 역시 계속 수요가 있을 것이다. 대면 영업이나 대면 고객관리 종사자들은 대체 가능성이 낮다.
문제는 일반 사무직이나 비서직 등 사무 영역이다. 과거에 컴퓨터와 로봇 공학의 혁신은 주로 육체노동을 대체했지만, AI 부상은 주로 지식근로자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2027년까지 750만 개 이상의 데이터 입력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다. 이는 모든 직업을 통틀어 예상되는 최대 규모의 일자리 손실이다. 가장 많은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예상되는 직업은 AI에 극도로 취약한 직업들인, 데이터 입력 사무원이 첫 번째, 행정 비서가 두 번째, 회계가 세 번째였다.
최근 AI로 인한 일자리 손실 예측 조사에 따르면 전체 일자리중 20%는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아주 높고, 35%의 일자리는 낮다는 보고서가 발표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예를 들어보면
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업 수는 1만3,000여개가 있다. 1만3,000여개 직업을 통틀어 총 2,700만명의 근로자가 종사한다. 이중 AI 도입에 따른 일자리 충격을 가장 많이 받을 분야인 경영 및 회계관련 사무직이다. 문제는 이 분야 종사자 수가 대략 400만명으로 가장 많다. 이중에 30%가 AI로 대체된다면 120만명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 만일 20%의 일자리가 대체될 수 있다면 전체 2,700만명의 근로자 중 대략 540만명의 일자리가 AI로 대체될 수 있다.
이같은 예측은 이미 여러 기관에서도 나오고 있다. 스위스 인력 채용 회사인 Adecco Group이 Oxford Economics와 공동으로 실시한 2,000명의 임원을 대상으로 여론 조사에 따르면 41%는 기술 때문에 직원을 더 적게 고용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응답했다.
조사에 참여한 경영진은 미국, 캐나다, 독일, 일본 등 9개국에서 에너지, 소매, 자동차 부문을 포함한 18개 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그들의 인력은 사무직과 블루칼라 직업을 대표한다. 임원 중 약 46%는 AI가 업무에 영향을 미칠 경우 직원을 내부적으로 재배치하겠다고 답했다. 그리고 3분의 2는 AI에 숙련된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라고 답한 반면, 기존 인력을 기술에 교육시키겠다고 답한 비율은 1/3이 조금 넘는다.
■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한편, 일부 연구 결과는 AI가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세계경제포럼(WEF)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기술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빅데이터 분석, 기후 변화 및 환경 관리 기술 등이 일자리 성장의 주요 동인이 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제기된다.
MIT는 AI가 미국에서 경제적으로 대체할 수 있는 업무 비율이 총 임금의 0.4%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대부분의 경우 인간에서 AI로 전환하는 것이 더 많은 비용이 든다는 점에서 실제로 생각했던 만큼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맥킨지도 완전 자동화되는 직업은 5% 미만이며, 직업의 60%가 부분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AI가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수 있다는 의미다.
■ 그래서 우리가 해야 할 일
발전 속도에 따라 기관에서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빨리 고용 시장을 위축시킬 수도 있지만, 반대로 해석할 여지도 존재한다. 그러나 많은 연구기관들은 일자리 축소가 현실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결국 우리는 AI 시대에 적응해야 하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AI 친화적인 인재가 되야 한다. 자신의 업무에 맞춰 생산성을 높이는 개인 도구로서 AI를 활용하고, 비즈니스 영역이나 업무에서 어느 정도 대체 가능한지를 판단해 기술을 접목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