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독자 AI 반도체로 '승부수'
주요 빅테크 기업(구글, 아마존, 메타, MS 등)이 엔비디아 GPU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AI 반도체(ASIC)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1. 빅테크가 자체 AI 반도체를 만드는 이유: '탈(脫) GPU' 가속화
빅테크가 GPU 대신 맞춤형 ASIC 개발에 나서는 근본적인 이유는 크게 성능 및 비용 효율과 엔비디아 독점 구조 탈피로 나눌 수 있다.
- 성능 및 비용 효율의 우위
- ASIC의 최적화된 성능: ASIC(Application-Specific Integrated Circuit)은 대규모 행렬 연산이나 AI 모델 학습과 같은 특정 연산을 위해 최적화된 반도체이다. 이 때문에 범용 GPU보다 전력 효율, 처리 속도, 비용 효율 면에서 우수하다.
-GPU의 한계 도달: AI 모델의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면서, 범용 GPU만으로는 성능, 대역폭, 전력, 비용 측면에서 한계가 명확해졌다.
-구글 TPU의 성공 사례: 구글이 자체 개발한 TPU(Tensor Processing Unit) 기반의 '제미나이 3.0'이 예상보다 뛰어난 성능을 입증하며, ASIC의 잠재력을 시장에 보여주고 GPU 중심의 구도를 흔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 엔비디아 독점 구조에 대한 탈피 (탈(脫) GPU 전략)
-공급 및 가격 문제 해결: 엔비디아 GPU의 지속적인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은 빅테크의 비용 구조에 큰 부담을 주었다. 자체 칩 개발은 이러한 비용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다.
-클라우드 사업자의 원가 절감: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AWS, 구글 클라우드, MS 애저 등)는 자체 AI 칩을 확보해야만 원가 절감이 가능하며, 동시에 자신들의 AI 모델에 최적화된 인프라를 구축할 수 있다.
2. ASIC 시장 폭증과 HBM 수요 구조의 변화
ASIC 개발 확대는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의 수요 구조 자체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 ASIC 시장의 가파른 성장
테크인사이츠의 전망에 따르면, 2025년 ASIC에 탑재되는 메모리 수요 증가율은 전년 대비 62.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으먀, GPU 탑재 메모리 수요 증가율(42.8%)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여전히 GPU 시장 규모가 더 크지만, 성장률 면에서는 ASIC이 HBM 생태계를 주도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 ASIC과 HBM의 밀접한 관계
ASIC은 특정 연산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이를 구현하기 위해 HBM의 대용량 및 초고속 대역폭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만 최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실제로 구글 TPU v5p(제미나이 3.0)는 HBM3/3E를 채택했으며, 아마존 Trainium 3 역시 다수의 HBM 스택을 탑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와 MS도 NPU 기반 ASIC 양산을 준비 중이다.
결과적으로 AI 경쟁이 곧 HBM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3. '구글 TPU 효과'가 불러온 시장 격변
구글의 성공은 빅테크의 ASIC 중심 전략을 더욱 가속화하는 결정적인 자극제가 되었다.
- 제미나이 3.0의 '돌풍'
TPU 기반에서 구현된 제미나이 3.0의 성능이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면서 업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TPU는 LLM(거대 언어 모델)이나 멀티모달과 같은 특정 AI 워크로드에 최적화되어 있어, 대규모 모델의 학습 속도와 전력 효율 면에서 GPU를 능가한다는 평가가 확산되었다.
- 국내 HBM 기업의 경쟁 심화
ASIC 수요 증가는 HBM의 공급 및 스펙 경쟁을 더욱 가속시키고 있다. SK하이닉스가 HBM3E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ASIC 맞춤형 HBM 시대로의 전환은 칩 설계 단계부터의 협업(코패키징)을 더욱 중요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HBM 제조사가 ASIC 설계사와 긴밀히 협력해야 가능하다.
4. '아마존 Trainium 3'와 인프라 재편
구글 TPU에 이어, 아마존의 Trainium 3가 GPU 대체재로서 강력한 후보로 부상하며 시장의 다음 격전지가 될 것이다.
- AWS의 반격
아마존 AWS는 이미 Trainium 1과 2를 통해 고객 인프라 최적화를 추진해 왔으며, Trainium 3는 GPU 대체재로서 가장 강력한 후보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이 제품은 HBM 용량 증가, 대역폭 향상, FP8/INT4 지원 등 고성능을 갖추고 있다.
- 인프라 시장의 재편
-AWS 고객 생태계의 빠른 전환: AWS의 방대한 고객 생태계를 고려할 때, Trainium 3 도입은 ASIC 전환 효과를 시장에 빠르게 확산시킬 것이다.
-클라우드 원가 절감: AWS는 클라우드 원가 절감을 위해 GPU 의존도를 대폭 낮춰야 하는 필수적인 상황에 놓여있다.
-전환 촉발: Trainium 3의 성공은 GPU 중심이었던 AI 인프라가 ASIC 기반 인프라로 전환되는 흐름을 촉발할 가능성이 높다.
향후 1~2년 사이, TPU vs Trainium vs GPU의 삼파전 구도가 AI 인프라 시장 전체를 재편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