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서비스 시장 브리핑

  1. 개요

국내 IT서비스 시장이 다시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다만 이번 성장은 과거와 성격이 다르다. 전통적인 시스템통합(SI)이나 시스템운영(SM) 수요가 시장을 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생성형 AI, AI 에이전트 등 이른바 AX(AI Transformation) 투자가 시장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시장조사기관별 전망치를 보면 국내 IT서비스 시장은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AI·클라우드 관련 지출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KRG 기준 국내 IT서비스 시장은 2024년 15.8조원에서 2025년 16.3조원으로 증가한 데 이어 2026년에는 17.1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2027년에는 17.9조원 수준이 예상된다. 증가율로 보면 2026년과 2027년 모두 5% 안팎의 성장세다.

반면 Gartner의 시장 정의는 범위가 더 넓다. Gartner에 따르면 국내 IT서비스 시장은 2026년 29.0조원, 2027년 31.2조원, 2028년 33.7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6년 성장률만 약 1.8% 수준이다. 다만 KRG와 Gartner는 조사 범위와 시장 정의가 다르기 때문에 절대적인 시장규모를 직접 비교하기보다는 성장 방향과 구조변화를 읽는 용도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2. 특징

2026년 국내 IT서비스 시장에서 중요한 점은 시장 자체가 얼마나 커졌느냐보다 어떤 영역이 성장을 만들고 있느냐다. 전통적인 SI와 ITO, 단순 운영·유지보수 시장은 이미 성숙 단계에 진입했다. 반면 클라우드 MSP·CSP, 생성형 AI, AI 에이전트, GPU 인프라, AI 데이터센터, 금융·제조 분야 AX 프로젝트는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IT서비스 시장은 ‘저성장 전통 IT서비스’와 ‘고성장 AI·클라우드’가 공존하는 이중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KISDI도 2026년 ICT 산업 전망에서 삼성SDS, LG CNS, SK AX 등 대형 IT서비스 기업이 클라우드 전환과 AI 사업 확대에 힘입어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중소 사업자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국내 IT서비스 시장은 ERP, SCM, CRM 등 기간계 시스템 구축과 운영이 중심이었다. 이후 DX가 확산되면서 클라우드 전환과 데이터 플랫폼 구축이 주요 과제로 부상했고, 최근에는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가 기존 업무시스템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변화의 흐름을 단순화하면 ‘SI·SM → DX → Cloud → AX → Agentic AI → Physical AI’로 정리할 수 있다. 각 단계가 완전히 교체되는 것은 아니다. 기존 시스템 위에 클라우드가 올라가고, 그 위에 생성형 AI와 에이전트가 결합하는 중첩형 구조다.

  • 삼성SDS, 클라우드가 IT서비스 최대 사업으로

삼성SDS의 실적은 이러한 구조변화를 가장 분명하게 보여준다. 삼성SDS의 2026년 2분기 IT서비스 매출은 1조7,6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클라우드 매출은 7,794억원으로 17% 늘었다. 전체 IT서비스 성장률보다 클라우드 성장률이 세 배 이상 높다.

클라우드 비중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26년 1분기에는 클라우드 매출이 6,909억원을 기록하면서 기존 ITO 매출을 넘어 IT서비스 내 최대 사업영역으로 올라섰다.

이 같은 흐름은 삼성SDS의 사업구조가 전통적인 SI·ITO 중심에서 클라우드와 AI 인프라, AX 서비스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회사는 SCP를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 사업과 GPUaaS 등 AI 인프라 사업을 동시에 확대하고 있으며, 금융권을 중심으로 AI 에이전트 기반 업무혁신 프로젝트도 강화하고 있다.

삼성SDS의 변화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클라우드가 더 이상 보조사업이 아니라는 점이다. IT서비스 내 최대 매출 영역이 됐다는 것은 국내 대형 IT서비스 기업의 성장축이 이미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 LG CNS, AI·클라우드가 전체 매출의 약 60%

LG CNS 역시 AI와 클라우드 중심의 사업재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26년 상반기 LG CNS의 매출은 2조8,3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221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AI·클라우드 사업 매출은 1조6,714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59%를 차지했다.

2025년 연간 기준으로도 AI·클라우드 매출은 3조5,872억원에 달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58.5%였다. 이는 AI와 클라우드가 더 이상 신규 성장사업이 아니라 이미 핵심 주력사업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LG CNS는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제조·물류 분야 AX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설계·구축·운영을 포괄하는 DBO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스마트팩토리, 물류자동화, 로봇, Physical AI 분야로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에 따라 LG CNS의 경쟁상대 역시 기존 SI 기업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클라우드 사업자, 데이터센터 운영사, AI 플랫폼 업체, 제조 자동화 기업 등과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수행하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 SK AX, AI가 매출보다 먼저 수익성을 바꿔

SK AX의 변화는 또 다른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SK AX의 2025년 IT서비스 매출은 2조7,590억원으로 전년 대비 7.6%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100억원으로 112.1% 늘었다. 회사는 신규 DX 프로젝트와 클라우드 사업 확대 외에도 AI 기반 생산성 개선을 수익성 향상의 배경으로 제시했다.

2026년 상반기에도 별도기준 매출은 1조2,717억원으로 3.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928억원으로 17.4% 늘었다. 특히 2분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다.

SK AX 사례가 중요한 이유는 AI가 단순한 판매상품에 그치지 않고 IT서비스 기업 내부의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로 작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개발, 테스트, 운영, 프로젝트 관리에 AI를 적용하면 동일한 프로젝트를 더 적은 인력과 더 짧은 시간에 수행할 수 있다.

이는 전통적인 IT서비스 산업의 ‘사람 × 투입기간 × 단가’ 구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3. 산업별 특징

산업별로는 금융이 국내 AX 투자의 선행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은행과 보험사는 반복 업무와 문서처리 비중이 높고, 고객 데이터와 거래 데이터가 풍부해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를 적용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권 AI 투자는 기존 챗봇과 상담 자동화를 넘어 여신심사, AI PB, 문서처리, 준법감시, 개발지원, 고객관리 등 핵심 업무로 확산되는 흐름이다.

삼성SDS의 MSP 성장에도 금융권 AX 사업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LG CNS 역시 NH농협은행, 미래에셋생명, 한국예탁결제원 등 금융권 대형 IT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금융 AX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향후 2~3년간 금융권은 국내 IT서비스 기업들의 AI 에이전트 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벌어지는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4. 핵심 성장 동력

AI 확산과 함께 데이터센터와 GPU 인프라도 IT서비스 시장 안으로 빠르게 편입되고 있다. 과거 데이터센터는 전력과 공간을 제공하는 인프라 사업의 성격이 강했지만, 생성형 AI 시대에는 GPU, 고속 네트워크, 냉각, 클라우드, AI 플랫폼이 결합된 핵심 IT서비스 인프라로 변화하고 있다.

삼성SDS는 SCP와 GPUaaS를 기반으로 AI 인프라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LG CNS는 데이터센터 DBO 사업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IT서비스 기업의 사업범위는 ‘애플리케이션 구축’에서 ‘GPU → 데이터센터 → 클라우드 → AI 플랫폼 → 애플리케이션 → 에이전트’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국내 IT서비스 시장의 경쟁구도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삼성SDS, LG CNS, SK 계열 IT서비스 업체와 중견 SI 기업 간 경쟁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네이버클라우드, KT클라우드, NHN클라우드 등 국내 클라우드 기업과 AWS, Microsoft, Google Cloud 등 글로벌 사업자까지 하나의 생태계에서 경쟁하고 협력하는 구조다.

여기에 OpenAI, Anthropic 등 글로벌 AI 모델 기업의 영향력까지 커지면서 국내 IT서비스 업체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앞으로의 핵심 경쟁력은 ‘자체 AI 모델을 보유했는가’보다 기업의 ERP, CRM, SCM 등 기존 기간계 시스템과 데이터, 외부 AI 모델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즉 대형 IT서비스 기업은 단순 SI 사업자가 아니라 기업 AI를 설계하고 통합하는 AX Integrator 또는 AI Orchestrator로 진화하고 있다.

AI는 국내 IT서비스 시장에 새로운 성장기회를 제공하지만 동시에 기존 산업구조를 흔드는 변수이기도 하다. 전통적인 SI 사업은 개발인력과 투입기간을 기준으로 프로젝트 가격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AI Coding Agent와 AI Software Engineering이 확산되면 동일한 프로젝트에 필요한 개발자 수와 구축기간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대형 사업자는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일 수 있지만, 단순 개발인력 공급에 의존하는 중소 SI 업체는 가격경쟁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

향후 IT서비스 기업의 가치도 인력 수보다는 플랫폼과 IP, 데이터, 산업별 업무지식, AI 에이전트 보유능력으로 평가되는 방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5. 전망

중기적으로 국내 IT서비스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Gartner는 국내 IT서비스 시장이 2026년 29.0조원에서 2028년 33.7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RG의 보다 협의적인 시장 정의에서도 2024년 15.8조원, 2025년 16.3조원, 2026년 17.1조원, 2027년 17.9조원, 2028년 19.3조원으로 완만한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시장 확대의 과실은 모든 기업에 동일하게 돌아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AI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산업별 데이터와 고객 레퍼런스를 확보한 대형 사업자와 그렇지 못한 중소 사업자 간 격차는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

결국 국내 IT서비스 시장은 앞으로 ‘전체 시장이 얼마나 성장하는가’보다 ‘성장의 과실을 누가 가져가는가’가 더 중요한 시장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

2026년 국내 IT서비스 시장은 전통 SI 중심 산업에서 AI·클라우드 기반 기업혁신 산업으로 전환되는 변곡점에 놓여 있다. 삼성SDS는 클라우드가 IT서비스 내 최대 사업으로 올라섰고, LG CNS는 AI·클라우드 매출 비중이 약 60%에 달한다. SK AX는 AI를 고객 대상 사업뿐 아니라 내부 생산성 향상에 적용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IT서비스 산업의 성장방식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시장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개발인력을 보유했느냐보다 AI 플랫폼, 클라우드 인프라, 데이터, 산업 전문성, AI 에이전트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결합할 수 있느냐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