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클라우드 업계, 외형과 내실 모두 성장 중

국내 클라우드 시장이 인공지능(AI) 수요 확대와 공공·민간 디지털 전환 흐름을 타고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했다.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들은 GPU 기반 AI 인프라 투자와 데이터센터 확충, 공공 시장 공략을 병행하며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동시에 달성하는 모습이다. 다만 내부 수요 의존 구조와 수익 모델 다변화라는 과제도 여전히 남아 있어 향후 시장 경쟁의 방향성에 관심이 집중된다.

국내 주요 CSP들은 2025년 기준 두 자릿수 매출 성장과 함께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매출 1조 5,544억원, 영업이익 1,592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11.1%, 48.3% 증가했다. KT클라우드 역시 매출 9,975억원, 영업이익 663억원으로 1조원 매출에 근접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NHN클라우드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여전히 적자 구조를 유지하고 있으나, 손실 폭을 각각 30% 이상, 49% 가까이 줄이며 수익성 개선 흐름을 나타냈다. 가비아 또한 매출 3,356억원, 영업이익 404억원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며 중견 CSP로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성장의 핵심 동력은 GPUaaS(서비스형 GPU)를 중심으로 한 AI 인프라 수요 확대다. 생성형 AI 확산과 기업·공공의 AI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고성능 연산 자원에 대한 수요가 폭증했고, 이는 곧 클라우드 인프라 지출 증가로 직결됐다. 특히 CSP들은 데이터센터 증설과 GPU 확보 경쟁에 적극 나서며 AI 인프라 공급 능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데이터센터 상면 확보와 분산형 인프라 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KT클라우드는 액체 냉각 기반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 중이다. NHN클라우드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역시 GPUaaS와 하이브리드 인프라 전략을 통해 AI 수요 대응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CSP들의 수익 구조는 아직 과도기적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다. 네이버클라우드의 경우 매출의 약 77%가 모회사 등 특수관계자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KT클라우드 역시 내부 계열 매출 비중이 상당하다. 이는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시장 기반이 아직 충분히 외부로 확장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즉 현재의 성장은 글로벌 경쟁 기반의 시장 확대라기보다는 계열 기반 수요와 초기 AI 인프라 수요에 의존한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시장 구조 측면에서도 중요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 클라우드 시장이 단순 인프라(IaaS) 중심의 가격 경쟁 구조였다면, 현재는 AI 인프라와 플랫폼이 결합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GPUaaS를 중심으로 한 인프라 경쟁에서 나아가 향후에는 AI 모델 운영, 데이터 관리, 애플리케이션까지 포함하는 플랫폼 경쟁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AI 추론 수요 증가에 따라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드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가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공 클라우드 시장 확대 역시 국내 CSP 성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는 2030년까지 공공 정보시스템의 클라우드 전환율을 현재 약 42.4% 수준에서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약 1만5,000개 시스템에 대한 재해복구(DR) 체계 재설계와 민간 클라우드 활용 확대를 추진 중이다.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구센터 PPP 사업과 같은 민관 협력 모델이 확산되면서 CSP들의 공공 시장 진입 기회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정책 실행력 확보는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클라우드보안인증(CSAP), 국가망보안체계(N2SF), 시스템 등급제 등 복잡한 규제 체계가 시장 확산 속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또한 공공 클라우드 전환 예산이 AI 인프라 투자 대비 상대적으로 부족한 점, 기관별 비용 부담 문제, 부처 간 협업 부족 등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시장 규모 측면에서 보면,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향후 AI 인프라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글로벌 조사기관 기준으로 전체 IT 지출에서 AI 관련 인프라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국내 역시 유사한 구조적 변화를 보이고 있다. 특히 2025~2026년은 AI 인프라 투자 중심의 성장 국면, 2027년 이후는 AI 플랫폼과 서비스 중심으로 수익 구조가 전환되는 단계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향후 국내 CSP 경쟁의 핵심을 세 가지로 요약한다. 첫째, GPU 및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 확보 능력이다. 둘째, 공공·금융·제조 등 산업별 AI 전환(AX) 시장으로의 확장이다. 셋째, 단순 인프라 제공을 넘어 AI 플랫폼과 SaaS까지 통합하는 수익 모델 구축이다. 특히 글로벌 CSP인 Amazon Web Services, Microsoft Azure, Google Cloud와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국내 CSP들은 규제 대응력과 산업 특화 전략을 기반으로 차별화를 시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AI 인프라 중심 성장에서 플랫폼 경쟁, 산업별 AX 확산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전환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단기적으로는 GPUaaS와 공공 시장이 성장을 견인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AI 기반 서비스와 운영 플랫폼 경쟁이 시장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