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관세', 불확실성 시대에 살아남는 IT 기업의 조건
최근 전 세계 무역 환경은 과거 효율 중심의 자유무역 체제에서 안보와 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선택적, 블록화된 체제로 구조적인 전환을 겪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 리스크는 단순한 관세 장벽을 넘어 전쟁, 공급망 붕괴, 디지털 규제, 그리고 AI 인프라 지정학이 복합적으로 얽힌 구조적 위기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전쟁과 관세: 글로벌 경제를 뒤흔드는 두 가지 충격
현재 세계 경제는 두 가지 거대한 충격에 직면해 있다. 첫째는 전쟁이며, 둘째는 관세 및 보호무역 강화이다. 전쟁의 영향 측면에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충돌은 단순한 군사적 사건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길목을 막아 에너지 가격 급등은 물론 운송비와 생산비 전반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여기에 카타르의 헬륨 공급 불안정까지 겹치면서 상황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헬륨은 반도체 공정, 특히 AI 칩 생산에 필수적인 자원으로서 공급 차질은 단순한 에너지 문제를 넘어 AI 산업 밸류체인 전체를 흔드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반면 관세 이슈는 다소 다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미국의 전면적인 관세 정책(기본 10%, 철강·알루미늄 25%, 구리 50%)은 단기적으로 기업의 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기업들에게 비용 절감을 위한 자동화 및 AI 투자 확대를 자극하는 간접적인 계기로도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된다.
실제로 빅테크 기업들의 AI 설비 투자는 계속 증가 중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2026년에 전년 대비 2,500억 달러 증가한 약 6,3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미국 GDP 성장에도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 이는 관세가 단기적인 비용 압박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으로는 AI 투자 촉진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옥스퍼드연구소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전쟁이 6개월 이상 지속되고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7%대까지 급등하고 세계 GDP 성장률은 1.4% 수준으로 급락하며, 미국과 유럽은 기술적 침체, 중국은 성장 둔화를 겪는 전형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한국 역시 예외는 아니다. 물론 IMF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1.9%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NH금융연구소는 전쟁이 1년가량 이어지면 경제 성장률이 0%대로 떨어지고, 3개월 지속 시에도 0.3%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글로벌 무역 환경의 다섯 가지 핵심 변화
현재의 무역 환경 변화는 크게 다섯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1. 자유무역 시대에서 블록화·선별적 개방 시대로의 이동: 과거에는 생산원가가 낮거나 시장성이 높은 국가와의 거래가 중요했지만, 이제는 '어느 국가와 거래할 수 있고 없는가'가 훨씬 중요해졌다. 공급망 역시 효율성보다는 안보와 우방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프렌드 쇼어링(Friend-shoring)'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 EU, 중국 등이 각자의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기업들은 '누구 편이냐'는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
2.관세보다 비관세장벽과 규제장벽의 부상: IT 기업에게는 수입관세보다 데이터 현지화, 클라우드 규제, 통신 인허가, 개인정보 이전 제한, 외국 기업에 대한 시장 접근 제한과 같은 비관세 및 규제 장벽이 더욱 치명적이다. OECD는 2025년에도 서비스 무역 규제가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며, 디지털 무역 관련 규제 변화의 상당수가 국경 간 데이터 이동이나 통신 서비스 규제와 연결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디지털 무역 규범은 커지고 있지만 제도는 여전히 파편적이며, 전 세계 디지털 무역 통합 수준은 8.5%에 불과하다는 평가이다. 이는 디지털 서비스의 폭발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이를 뒷받침할 글로벌 공통 규칙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IT 기업에게는 사실상 숨은 관세처럼 작용한다.
3.AI·반도체·클라우드 인프라의 무역 전략자산화: WTO는 2025년 상품 무역 증가를 AI 관련 상품 수요 급증이 견인했다고 분석하며, AI가 생산성과 무역을 증진시키지만 동시에 디지털 인프라 격차, 에너지 수요, 원자재 수요라는 새로운 과제를 야기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미국 BIS의 2026년 1월 대중 반도체 수출 심사정책 조정과 같은 AI 칩 수출 통제는 국가 안보와 산업 정책의 결합 수단으로 계속 작동하고 있다. 이제 IT 산업 역시 하드웨어 및 인프라 지정학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4.빅테크 의존도 심화: AI 소프트웨어가 인프라 의존형으로 변화하면서,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GPU 조달 능력을 가진 사업자에게 유리한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메타가 CoreWeave와 210억 달러 규모의 추가 AI 클라우드 계약을 체결하고, AWS가 2026년 자본 지출을 2,000억 달러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힌 것은 AI 시대에 인프라가 곧 경쟁력임을 시사한다. 따라서 중견·중소 SW나 IT 기업은 기술력만으로 승부하기보다 어떤 클라우드·칩·플랫폼 생태계에 속해 있느냐가 더욱 중요해질 가능성이 크다. IT 경쟁이 점차 생태계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5.전통적 리스크의 지속: 중동 분쟁, 해상 운송 차질, 에너지 가격 상승과 같은 전통적인 리스크도 여전히 유효하다. SW 산업이 온라인 기반이라 이러한 영향이 덜할 것이라는 인식도 있지만, 현재의 소프트웨어는 데이터센터, GPU 서버, 네트워크 장비, 전력, 글로벌 인력 이동 위에 구축되어 있다. WTO는 중동 갈등이 운송 및 연료비를 높여 서비스 무역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결국 디지털 산업 역시 현실 세계의 물류 및 에너지 리스크를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
IT 산업에 미치는 영향
이러한 전쟁과 보호무역 강화는 디지털 산업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 디지털 산업이 비교적 가볍고 국경을 쉽게 넘을 수 있는 산업으로 인식되었던 것과 달리, 이제는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GPU, 전력, 통신망, 현지 규제, 보안 인증 등 제조업 못지않게 지정학, 공급망, 에너지, 규제의 영향을 직접 받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1.해외 시장 진출의 불확실성 확대: 특히 중동은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공들여온 전략 시장이다. 조사기관 모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2026년 ICT 시장 규모가 654.5억달러에서 2031년까지 연평균 9% 이상 성장해 1,000억달러로 전망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비전 2030', 스마트시티, 소버린 클라우드, 디지털 정부 사업과 맞물려 국내 기업들에게 중요한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었다. 네이버는 사우디 3개 도시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1단계를 완료하며 현지 입지를 넓혔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 현장 영업, 출장, 실증(PoC), 합작 프로젝트, 정부·공공 협의와 같은 오프라인 기반 사업 활동이 가장 먼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시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수주 속도가 느려지고 사업 전환 비용이 급증하는 것이 현실적인 충격이라 할 수 있다.
2.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중심의 원가 부담 확대: 현재의 소프트웨어, 특히 AI 소프트웨어는 과거처럼 개발 인건비만 관리해서는 안 되는 산업이다. 모델 구동을 위한 GPU, 클라우드 사용료, 네트워크 비용, 저장 비용, 보안 운영비, 전력 비용이 모두 원가의 핵심 요소가 되고 있다. 가트너는 2026년 AI 인프라 관련 지출이 전년 대비 4,010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보았고, IEA는 AI 확산이 고성능 서버와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를 크게 증가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디지털 특히 소프트웨어 기업의 수익성이 코드의 우수성뿐만 아니라 컴퓨트 조달력과 운영비 통제력에 의해 좌우되는 단계로 진입했음을 의미한다.
3.고객 구매 방식의 변화: 경기가 불안정하고 에너지 및 운송비가 상승하면 기업들은 IT 예산을 더욱 보수적으로 집행하게 됩니다. IDC는 중동 전쟁으로 인해 기업들의 IT 지출 증가율이 당초 10%에서 한 자릿수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전망했다. 공급망과 밀접하게 연결된 제조업종 의존도가 특히 높은 한국 역시 IT 지출이 보수적으로 급변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기업들이 혁신적인 프로젝트보다는 단기적인 비용 절감이나 성과를 낼 수 있는 소규모 프로젝트, 즉 자동화, 운영 효율화, 보안, 기존 시스템 최적화에 더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좋아 보이는 혁신'보다 '당장 돈 아끼는 프로젝트'가 우선순위를 갖게 되는 것이다.
4.글로벌 확장 비용 상승: 과거 SaaS 기업들은 제품을 한 번 만들면 여러 나라에 비교적 쉽게 판매할 수 있다고 여겼다. 그러나 이제는 국가마다 개인정보 규정, 국경 간 데이터 이전 제한, 공공 조달 인증, 클라우드 주권 요구, AI 설명 책임 및 문서화 요구가 상이해졌다. OECD의 INDIGO( Index of Digital Trade Integration and Openness: 디지털 무역 통합 및 개방성 지수) 분석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 무역 통합 수준은 아직 완전 통합의 8.5%에 불과하며, 비개인정보 데이터조차 국경 간 이동을 촉진·의무화·금지하는 상충 규제가 늘고 있다. 따라서 동일한 소프트웨어라도 국가별로 계약 구조, 데이터 저장 방식, 보안 아키텍처, 규제 대응 문서를 따로 가져가야 하는 경우가 많아져 글로벌 확장이 과거보다 훨씬 비싸고 느린 사업이 되었다.
5.보안 수요의 구조적 확대: 전쟁이 격화될수록 사이버전 위험은 높아진다. 미국의 CISA, FBI, NSA 등은 이란 연계 세력이 미국 중요 인프라를 겨냥할 수 있다고 공동 경고했으며, AP 통신은 휴전 이후에도 이란 연계 해커들의 공격 의지가 사라지지 않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며, 동맹국, 에너지·물류·방산 연계국, 디지털 인프라가 확장된 국가들은 모두 잠재적 표적이 된다. 한국 역시 예외가 아니므로, 보안은 더 이상 선택적 투자 항목이 아니라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줄이기 어려운 필수 예산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점에서 한국의 보안 SW 기업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다.
6.중동·에너지 리스크의 AI·반도체 생태계 전이: 이번 사태에서 헬륨 공급 불안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쟁 여파로 카타르발 헬륨 공급이 흔들리며 세계 생산의 약 3분의 1이 영향을 받고 있는데, 헬륨은 반도체 제조와 첨단 산업 냉각에 필수적인 원료이다. 즉, SW 산업이라 할지라도 AI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려면 그 상단에 있는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공급망이 안정적이어야 한다. 코드는 온라인이지만, 그 코드를 구동하는 기반은 물리적이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되고 있다.
위기 속 기회: 새로운 성장 동력
그렇다고 부정적인 영향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시기일수록 수요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는 분야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분야는 보안, 운영 자동화, 비용 최적화, 원격 협업, 비대면 서비스이다. 이동 비용과 현장 운영 리스크가 커질수록 기업들은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게 된다. 따라서 원격 유지보수, 디지털 고객 지원, 무인화, 키오스크, 로봇 연계 운영, 협업 SaaS, 운영 모니터링과 같은 분야는 상대적으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편의 기능이 아니라 불확실성 시대의 운영 복원력 도구로 인식되기 때문이며, 최근 기업들이 AI를 '혁신 도구'보다 '비용·인력·운영 리스크 대응 도구'로 더 많이 보는 흐름과도 일치한다.
오픈소스 활용 또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예산 압박이 커질수록 기업은 라이선스 비용을 줄이기 위해 오픈소스를 더 적극적으로 검토하게 된다. 다만, 현재는 공급망 보안과 소프트웨어 구성 요소 검증이 중요해진 시대이므로, 오픈소스를 사용한다고 해서 무조건 비용만 절감되는 구조는 아니다. 어떤 오픈소스를 사용하는지, 취약점은 없는지, 어느 국가 및 커뮤니티와 연결되어 있는지, SBOM(Software Bill of Materials)과 보안 검증 체계는 갖추었는지가 더욱 중요해졌다. 따라서 앞으로는 단순한 무료 활용보다 검증된 오픈소스 활용 역량이 경쟁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사이버 위협 확대와 규제 강화 흐름 속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에너지 비용 상승과 지역 간 분쟁 격화로 자유로운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비대면 솔루션 분야는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온라인 쇼핑, 원거리 업무 지원 솔루션을 포함한 비대면 서비스가 주목받을 것이며, 이미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이러한 시장이 크게 성장한 바 있다. 무인 키오스크나 무인 로봇 시스템 활용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
국내 IT 업계의 대응 전략 및 향후 전망
현재 상황은 국내 IT 기업에게 분명한 위기이지만 동시에 사업 구조를 혁신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다다. 과거 인터넷 버블(2000년), 금융위기(2008년), 코로나 위기(2020년)와 같은 시장의 큰 변동 시기마다 IT 기업들은 준비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으로 나뉘었으며, 변화의 흐름을 읽고 전략을 수정한 기업들은 오히려 시장을 주도하는 플레이어가 되었다. 지금도 유사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은 단순히 '버티자'는 전략을 넘어, 사업 구조 자체를 재설계해야 하는 시점이다. 대응 전략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시장 전략의 변화: 과거 '글로벌 전면 확장' 전략은 사실상 어려워졌다. 국가마다 데이터 규제, 개인정보 정책, AI 관련 요구사항, 공공 조달 기준이 상이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빅 마켓보다 예측 가능한 시장이 더 중요하게 됐다. 규제가 명확하고, 데이터 이동이 자유로우며, 디지털 무역 환경이 안정적인 국가부터 진출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다. 또한, SW기업들은 중동에 집중되었던 시장 포트폴리오를 남미, 동남아, 아프리카 등으로 분산하여 특정 지역 리스크에 전체 사업이 흔들리는 위험을 줄여야 한다.
2.산업 구조 자체의 변화: 이제 SW 기업이 코드만 잘 짜면 되는 시대는 지났다. 과거 물리적 인프라에 대한 의존도가 그리 높지 않았던 시절이 지난 것이다. 특히 AI 분야에서는 GPU,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전력 비용이 모두 원가에 포함된다. 이는 앞으로 SW 기업의 경쟁력이 '기술력'뿐만 아니라 '컴퓨트 확보 능력과 운영비 관리 능력'에 의해 좌우될 것임을 의미한다. 특정 클라우드나 국가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위험하므로 멀티클라우드 전략을 통해 여러 클라우드를 혼용하고 데이터 위치를 유연하게 변경하여 리스크를 분산하는 것이 핵심이다.
3.제품 전략의 변화: 제품 경쟁력은 기능, UX, 가격 외에 '규제 대응 능력'이 추가되었다. 예를 들어, 데이터를 어느 나라에 저장할지 선택할 수 있고, 고객별 암호화 정책을 다르게 가져갈 수 있으며, 접근 권한이 세분화되고, AI 모델에 대한 설명 가능한 구조와 문서가 함께 제공되어야 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설계 단계부터 반영해야 하며, 특히 공공이나 금융 분야에서는 필수적이다.
4.내부 AI 활용을 통한 비용 절감: 현재는 긴축 예산 시대이므로 기업들은 IT 투자를 더욱 신중하게 집행할 가능성이 높다. '도입 시 즉각적인 비용 절감, 인력 감축, 운영 효율 증대' 여부가 핵심 고려 사항이 된다. 따라서 SW 기업은 AI를 판매하기 전에 먼저 내부적으로 AI를 활용하여 개발 속도를 높이고, 운영을 자동화하며, 인프라 비용을 최적화해야 한다. AI를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기업이 살아남는 구조가 된 것이다.
5.성장 예상 시장 공략: 위기 속에서도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이 있다. 가장 확실한 분야는 보안이다. 전쟁이나 지정학적 갈등이 커지면 사이버 공격은 필연적으로 증가하며, 특히 국가 간 갈등이 심화될수록 동맹국이나 인프라를 겨냥한 공격이 많아진다. 따라서 보안은 경기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투자될 수밖에 없는 영역이며, AI 기반 보안, 자동 대응, 제로 트러스트와 같은 분야는 국내 기업들에게 분명한 기회가 될 것이다.
6.해외 진출 방식의 변화: 내장형 소프트웨어(임베디드 SW)는 관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만, 이를 분리한 순수 소프트웨어는 서비스 경쟁력으로 접근해야 한다. 둘을 분리 설계하면 관세 및 공급망 충격을 덜 받고, 계약이 명확해지며, 가격 정책도 유연해질 수 있다. SaaS 형태의 접근이 중요하다. 또한, 해외 진출 시에는 현지 SI, MSP, 통신사, 클라우드 사업자, 법무 파트너 등과의 협력을 통해 현지 규제를 준수하고 공공 시장에 진입하는 '제품'이 아닌 '신뢰'를 함께 판매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7.디지털 자립(주권) 요구의 기회 활용: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자립', 즉 디지털 주권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각국은 '데이터는 자국 내에 보관하라', '클라우드는 자국 기준을 따르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는 한편으로는 장벽이지만, 다르게 보면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지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법인을 설립하며, 규제를 준수하면 해당 국가 입장에서는 '자국 기준에 맞는 파트너'가 되는 것이므로, 충분히 공략 가능한 영역이다.
단기 불확실성 속 디지털 서비스 중심 재편
향후 전망은 '단기 불확실성 확대, 중장기적으로는 디지털 서비스 중심 재편'으로 요약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전쟁, 규제, 수출 통제, 에너지 가격 등 다양한 변수들로 인해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다. 그러나 큰 흐름은 변하지 않을 것이며, 디지털 서비스와 AI 서비스는 계속해서 성장할 수밖에 없다. 다만, 과거와 같은 자유로운 확장 방식이 아니라 훨씬 더 규제 중심적이고, 전략적이며, 인프라 중심적인 산업으로 재편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