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현장에 투입되면
2026년 CES에서 현대차그룹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공개하며, 2028년부터 이를 단계적으로 생산 현장에 투입하겠다고 발표한 순간, 그동안 수면 아래에서만 논의되던 ‘로봇과 인간의 일자리 대체’ 문제는 더 이상 가설이 아닌 현실의 문제로 떠올랐다.
현대차그룹 노동조합이 “단 한 대의 로봇도 생산 현장에 들어올 수 없다”고 반발하고, 대통령마저 “거대한 수레는 피할 수 없다”며 로봇 도입이 시대적 흐름임을 강조한 것은 이 사안이 단순한 기업의 경영 판단을 넘어 사회 전체가 직면한 구조적 변화임을 상징한다.
문제는 이 변화가 과연 경제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정당화될 수 있느냐는 데 있다. 이를 판단하기 위해 가장 단순한 지표인 ROI(투자 대비 수익률)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다.
가정부터 보자. 2028년 양산될 아틀라스의 대당 가격은 약 2억 원으로 추정된다. 대량 생산이 본격화될 경우 단가는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지만, 현재로서는 이 수치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현실적이다.
현대차가 공개한 「2025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생산직을 포함한 평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1억2,500만 원이다. 생산직 인력은 약 3만2,000명, 연간 인건비만 4조8,000억 원에 달한다. 이를 2년으로 환산하면 9조6,000억 원이다.
이 가운데 절반인 1만6,000명을 아틀라스로 대체한다고 가정해 보자.
아틀라스 도입 비용은 3조2,000억 원, 남은 인력 인건비는 1조9,200억 원으로, 도입 첫해 총비용은 5조1,200억 원이다. 이는 기존 인건비보다 연간 약 3,000억 원이 더 드는 구조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상황은 바뀐다.
아틀라스의 연간 유지보수 비용은 대당 1,400만 원으로, 1만6,000대를 기준으로 하면 연 2,240억 원이다. 인건비와 유지비를 합친 연간 비용은 2조1,440억 원 수준이다.
이를 2년 기준으로 환산하면,
- 기존 인력 유지 시: 9조6,000억 원
- 아틀라스 50% 대체 시: 7조2,640억 원
단순 인건비 기준으로만 계산해도 2조3,360억 원의 비용이 절감된다.
여기에 로봇의 24시간 가동 가능성, 교대근무 수당, 퇴직금, 4대 보험, 산업재해 보상 비용 등을 감안하면 기업 입장에서의 비용 절감 효과는 더욱 커진다. 이미 여러 실증 사례에서 운영비 20~30% 감소, 불량률 및 오류율 감소, 공간 효율성 개선, 산업재해 감소 등의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
아마존 물류센터에 투입된 아마존 로보틱스는 주문 처리 비용을 약 25% 절감했고, 글로벌 물류 분석 결과에서는 피킹 시간 75% 단축, 오류율 99% 감소라는 수치도 보고됐다.
이쯤 되면, 기업 경영자들이 왜 로봇을 선택하는지 명확해진다. 로봇은 파업을 하지 않고, 임금 인상을 요구하지 않으며, 노사 협상을 요구하지도 않는다. 고장이 나면 부품을 갈고, 마모되면 윤활유를 치면 된다. 인간 노동자가 지닌 ‘사회적 존재’로서의 특성은 기업의 회계 장부에서 오히려 ‘비용 리스크’로 계산될 뿐이다.
문제는 바로 이 지점이다.
기업의 비용 구조는 개선되지만, 로봇에 의해 밀려난 노동자들의 실업, 재교육, 복지, 소득 공백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고스란히 국가와 국민이 부담하게 된다. 기업의 효율성은 높아지지만, 그 이면의 부담은 사회 전체로 이전되는 것이다.
로봇은 경제적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그 결과는 결코 경제만의 문제가 아니다. 생산성의 상승이 곧바로 사회적 진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제 질문은 분명해졌다.
로봇은 비용을 줄이지만, 그 대가를 누가 치를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