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A 시장, 지능형 자동화 플랫폼으로 진화...시장규모 2035년에 328조원 달해

글로벌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 시장이 생성형 인공지능(AI)과 AI 에이전트 기술의 확산을 계기로 새로운 성장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 과거 정형화된 반복업무를 자동으로 처리하는 소프트웨어로 주목받았던 RPA가 이제는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 전반을 연결하고 실행하는 지능형 자동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기업들의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 요구가 지속되는 가운데 생성형 AI, 대규모언어모델(LLM), 프로세스 마이닝, 지능형 문서처리(IDP), AI 에이전트 등이 RPA와 결합하면서 자동화 대상 업무도 빠르게 확대되는 추세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전통적인 RPA 전문기업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MS, ServiceNow, SAP 등 글로벌 기업용 소프트웨어 사업자들이 기존 업무 플랫폼에 자동화 및 AI 에이전트 기능을 통합하면서 전문 RPA 벤더들의 시장 지위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RPA 시장의 경쟁력은 단순히 자동화 프로그램인 Bot을 얼마나 많이 구축하느냐보다 AI 에이전트와 기존 업무시스템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연결하고, 실제 업무성과를 창출할 수 있느냐에 의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추이

시장조사기관 Precedence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RPA 시장규모는 2025년 283억1,000만 달러(37.5조원)에서 2026년 352억7,000만 달러(46.7조원)로 확대되고, 2035년에는 2,473억4,000만 달러(327.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2025년 대비 2026년 시장성장률은 약 24.6%이며, 조사기관이 제시한 2026~2035년 연평균 성장률(CAGR)은 24.2%다.

이는 RPA가 단순 사무자동화 도구에서 기업의 디지털 운영체계를 구성하는 핵심 기술로 발전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반영한다.

RPA 시장의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요인은 기업의 생산성 향상과 운영비용 절감 수요다. 기업들은 인건비 상승, 업무 복잡성 증가, 디지털 전환 확대 등에 대응하기 위해 반복적이고 표준화된 업무를 자동화하고 있다.

특히 재무·회계, 인사관리, 구매, 고객관리, IT 운영 등은 반복적인 데이터 입력과 검증, 시스템 간 정보 이동이 빈번해 RPA 도입 효과를 비교적 명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분야로 평가된다.

기존 RPA는 기업이 사용 중인 업무시스템을 전면 교체하지 않고도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통해 데이터를 조회하거나 입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API가 제공되지 않는 레거시 시스템이나 복수의 업무시스템을 운영하는 기업에서는 이러한 특성이 중요한 도입 요인으로 작용한다.

금융·보험산업은 대표적인 RPA 수요처다. Precedence Research는 2025년 금융·보험 부문의 시장 비중을 주요 분류에 따라 36.52% 또는 29.40%로 제시했다. 두 수치는 동일한 분모에서 산출된 것으로 확인되지 않으므로 어느 하나를 확정적인 시장점유율로 인용하기는 어렵다. 다만 금융·보험이 주요 수요산업이라는 점은 일관되게 나타난다.

금융기관에서는 계좌관리, 고객확인, 대출 관련 서류처리, 보험금 청구, 규제보고, 내부통제 점검 등의 업무에 RPA가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정확한 처리이력과 감사 추적이 요구되는 금융업무의 특성은 자동화 기술의 활용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의료·제약산업에서도 자동화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비 청구, 보험심사 지원, 환자예약, 의료행정, 각종 증빙서류 처리 등은 RPA와 지능형 문서처리 기술을 결합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다.

제조업에서는 구매·발주, 재고관리, 생산계획, 협력업체 관리, 공급망 정보처리 등에서 자동화 기회가 존재한다. 특히 ERP와 SCM 등 복수의 업무시스템을 연결하는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부문 역시 반복적인 행정업무와 문서처리, 민원지원 등을 중심으로 자동화 도입을 확대할 여지가 있다. 다만 행정적 판단과 법적 효력이 수반되는 업무에서는 자동화의 편의성뿐 아니라 책임성과 적법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기술적 변화;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의 결합

RPA 시장의 가장 중요한 기술적 변화는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의 결합이다.

전통적인 RPA는 사람이 미리 정의한 규칙과 절차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다. 따라서 정형화된 데이터를 처리하거나 동일한 작업을 반복하는 데 강점을 갖지만, 문서의 의미를 해석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판단해야 하는 업무에는 한계가 있었다.

생성형 AI와 LLM의 도입은 이러한 제약을 일부 완화하고 있다. AI가 이메일과 계약서, 청구서 등 비정형 문서를 해석하고 업무에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면 RPA는 이를 실제 기업시스템에 입력하거나 후속 업무를 실행할 수 있다. AI 에이전트는 한 단계 더 나아가 업무 목표를 해석하고 수행계획을 수립하며 필요한 도구를 선택하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RPA는 기업시스템과 상호작용하는 실행 수단으로 활용된다.

시장조사기관 Everest Group도 2026년 에이전틱 프로세스 자동화(APA) 시장을 분석하면서 RPA, 지능형 문서처리, 생성형 AI, 에이전틱 AI, 프로세스 마이닝, 프로세스 오케스트레이션 등이 통합되는 방향에 주목했다. 이는 자동화 시장의 경쟁 범위가 개별 RPA 제품에서 통합적인 기업 업무자동화 플랫폼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프로세스 마이닝은 자동화 대상 업무를 식별하고 병목현상을 분석하는 기술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업들은 실제 업무처리 데이터를 분석해 자동화 효과가 높은 프로세스를 선정하고, 이후 자동화 성과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투자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지능형 문서처리 기술도 주요 성장 분야다. 기존 광학문자인식(OCR)이 문서의 문자정보를 추출하는 데 집중했다면, AI 기반 문서처리는 문서 유형과 맥락을 이해하고 필요한 데이터를 분류·추출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러한 기술의 결합은 자동화 대상 업무를 정형화된 반복작업에서 문서 해석과 판단이 포함된 복합 업무로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통적인 RPA의 경쟁환경 변화

AI가 컴퓨터 화면을 직접 인식하고 조작하는 Computer Use 기술도 RPA 시장의 경쟁구도를 변화시키는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존 RPA는 사전에 정의된 화면 요소와 작업 순서에 따라 실행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AI 기반 Computer Use 기술은 화면의 내용을 인식하고 작업 목표에 따라 애플리케이션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자동화 범위를 확대한다.

MS는 2026년 5월 Copilot Studio의 Computer-using Agents 기능을 정식 출시했다고 발표했다. 이 기능은 AI 에이전트가 웹사이트와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직접 조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MS는 해당 기능을 통해 API가 없는 레거시 시스템이나 화면 구조가 변경되는 업무환경에서도 보다 유연한 자동화를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실제 운영 안정성은 업무환경과 예외상황, 보안설정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Computer Use의 확산이 전통적인 RPA의 소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규칙이 명확하고 처리량이 많은 업무에서는 기존 RPA의 예측 가능하고 일관된 실행방식이 여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반면 업무환경이 자주 변경되거나 비정형적인 판단이 필요한 작업에서는 AI 기반 자동화가 유리할 가능성이 있다.

가트너 역시 2026년 2월 발표한 RPA 시장 개요에서 운영체제 기반 애플리케이션의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규칙에 따라 자동화하는 기술에 아직 실질적인 대체수단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또한 2026년 6월 RPA 평가에서는 해당 기술이 작업 단위 UI 자동화에 비용 효율적이고 신뢰성 높은 수단으로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향후 기업의 자동화 환경은 기존 RPA와 AI 에이전트가 상호 보완적으로 작동하는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벤더, AI 에이전트와 오케스트레이션 중심으로

RPA 기술이 진화하면서 주요 소프트웨어 사업자들의 사업전략도 변화하고 있다.

전문 RPA 벤더들은 기존 Bot 개발·관리 기능에서 벗어나 AI 에이전트와 기업시스템을 통합하는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반면 Microsoft, ServiceNow, SAP 등 대형 기업용 소프트웨어 사업자들은 자사 플랫폼에 자동화 기능을 내재화하면서 시장 진입 범위를 넓히고 있다.

UiPath는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기업이다. UiPath가 2026년 9월 발표한 2027회계연도 2분기 실적에 따르면, 2026년 7월 말 기준 연간반복매출(ARR)은 19억3,8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했다. 해당 분기 매출액은 4억1,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 늘었다. UiPath는 AI 에이전트와 소프트웨어 로봇, 기업시스템, 사람의 업무를 연결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RPA 전문기업이 AI 기반 업무자동화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utomation Anywhere 역시 에이전틱 자동화로 사업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가 발표한 2027회계연도 2분기 실적자료에 따르면 최근 6개 분기 동안 신규 및 업셀 계약에서 AI 관련 계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에 달했다. AI 에이전트 실행량도 전년 대비 5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다만 이 수치는 Automation Anywhere의 자체 계약 및 서비스 운영 실적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전체 RPA 시장에서 AI 관련 매출이 70%를 차지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SS&C Blue Prism은 기존 RPA 고객 기반과 규제산업에서의 강점을 활용해 AI 에이전트와 디지털 워커를 통합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MS는 Power Automate와 Copilot Studio를 통해 기업용 자동화 기능을 확장하고 있으며, ServiceNow는 기 업의 IT·인사·고객서비스 워크플로를 기반으로 AI 에이전트와 업무 오케스트레이션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SAP 역시 ERP를 중심으로 프로세스 자동화와 AI 기능을 통합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RPA 시장의 경쟁이 전문 자동화 소프트웨어 사업자 간 경쟁을 넘어 기업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가트너가 2026년 6월 발표한 RPA 매직 쿼드런트에는 UiPath, Automation Anywhere, SS&C Blue Prism뿐 아니라 Microsoft, ServiceNow, Appian, Pegasystems, 삼성SDS 등 10개 사업자가 평가 대상으로 포함됐다. 다만 평가 대상에 포함됐다는 사실만으로 각 기업의 시장점유율이나 우위를 판단할 수는 없다.

향후 RPA 전문기업들은 자동화의 실행 안정성과 기존 고객 기반, 통합 관리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대형 플랫폼 사업자들의 가격 및 제품 통합 경쟁에 대응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애요인; 유지보수 부담과 투자성과 불확실성

RPA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지만 실제 기업의 도입과 확산을 제약하는 요인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문제는 기존 RPA 시스템의 유지보수 부담이다. RPA는 화면 구성이나 입력항목, 업무처리 절차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기업시스템이 변경되면 자동화 프로그램을 수정해야 한다.

특히 다수의 Bot을 운영하는 기업에서는 시스템 업데이트와 업무변경에 따른 오류가 누적되면서 유지보수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 이는 자동화 구축 초기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비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동화 투자 대비 성과를 명확하게 측정하기 어렵다는 점도 장애요인이다.

기업들은 RPA 도입 초기에는 업무처리 시간 단축이나 반복작업 감소를 중심으로 투자효과를 평가했다. 그러나 자동화 대상이 복잡한 업무로 확대되면서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개발비, 운영인력, 인프라, AI 모델 사용료 등을 포함한 총소유비용(TCO) 분석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업무시간 절감이 실제 인건비 절감으로 연결되는지, 기존 인력이 더 높은 부가가치의 업무에 투입되는지, 오류율과 고객서비스 품질이 개선되는지를 구분해 평가할 필요가 있다.

AI 기반 자동화의 확산은 새로운 위험요인도 발생시킨다. 생성형 AI와 AI 에이전트는 기존 규칙 기반 자동화보다 유연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지만, 잘못된 정보 생성이나 부정확한 판단, 예측하지 못한 실행결과 등의 위험이 존재한다.

금융·의료·공공 등 규제산업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개인정보 유출, 잘못된 거래처리, 규제위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AI 기반 자동화가 확대될수록 권한관리, 승인절차, 실행이력 관리, 감사추적, 예외처리 등의 중요성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장애요인은 자동화 플랫폼의 중복투자 가능성이다. 기업이 기존 RPA 솔루션을 운영하면서 ERP, CRM, 협업 소프트웨어에 포함된 자동화 기능까지 도입하면 기능 중복과 관리체계의 복잡성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기업들은 신규 자동화 기능의 도입뿐 아니라 기존 자동화 자산의 통합과 표준화에도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선스 중심에서 통합 플랫폼·운영서비스 중심

기술 변화와 경쟁 심화는 RPA 시장의 수익구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RPA 사업은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판매와 Bot 개발, 시스템 구축, 유지보수 등을 중심으로 형성돼 왔다.

그러나 AI 에이전트와 로우코드·노코드 개발도구가 확산되면서 일부 자동화 개발작업은 단순화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대형 기업용 소프트웨어 사업자들이 자사 플랫폼에 자동화 기능을 포함하면 독립적인 RPA 라이선스에 대한 가격 압박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기업 전체의 업무 프로세스를 분석하고 여러 자동화 기술을 연결하는 통합 프로젝트는 중요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AI 에이전트, RPA, API, 문서처리 기술을 결합하려면 기업의 업무구조와 시스템 환경을 이해해야 하며, 실행 안정성과 보안, 운영관리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동화 시장의 수익기회는 단순 Bot 구축에서 프로세스 재설계, AI 에이전트 통합, 자동화 오케스트레이션, 관리형 운영서비스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여러 사업자의 AI 에이전트와 RPA 제품을 통합 관리하는 오케스트레이션 기능은 향후 주요 경쟁영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특정 자동화 기술에 종속되기보다 업무 특성에 따라 적절한 실행수단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해지고 있다.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업무에는 RPA를 활용하고, 비정형 정보의 해석과 판단이 필요한 업무에는 AI 에이전트를 적용하며, 시스템 간 대량 데이터 연계에는 API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개별 자동화 기술의 성능뿐 아니라 전체 프로세스의 처리시간, 오류율, 운영비용, 보안 수준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능력이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RPA 시장

국내 RPA 시장에서도 전통적인 업무자동화에서 AI 기반 지능형 자동화로의 전환이 중요한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국내 대기업과 금융기관, 공공기관은 다양한 레거시 시스템과 ERP, 그룹웨어, 업무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기존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AI 기능을 연계할 수 있는 자동화 기술의 활용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기존에 구축된 RPA 자산을 AI 에이전트와 결합해 고도화하는 사업이 신규 단순 자동화 프로젝트와 함께 중요한 시장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서는 규제보고와 내부통제, 고객정보 검증, 보험금 청구 등 정확성과 처리이력 관리가 중요한 업무를 중심으로 자동화 수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제조업에서는 ERP와 SCM을 연결하는 구매·발주, 정산, 재고관리 등의 업무자동화가 주요 대상이 될 수 있다.

공공부문에서는 행정문서 처리와 민원지원, 내부 업무지원 등을 중심으로 생성형 AI와 RPA를 결합하는 프로젝트가 확대될 여지가 있다.

국내 IT서비스 사업자들에게도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사업기회를 제공한다.

삼성SDS, LG CNS, SK AX 등 대형 IT서비스 사업자들은 기업 업무시스템 구축과 운영 경험을 활용해 기존 RPA를 AI 기반 업무자동화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다.

특히 삼성SDS는 가트너의 2026년 RPA 매직 쿼드런트 평가 대상에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RPA 경쟁구도를 분석할 때 별도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만 해당 사실만으로 국내외 시장점유율이나 기술적 우위를 단정할 수는 없다.

향후 국내 IT서비스 사업자들의 경쟁력은 단순히 RPA 제품을 공급하거나 Bot을 개발하는 능력보다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를 분석하고, AI 에이전트와 기존 시스템을 통합하며, 실제 성과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역량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국내 RPA 시장규모와 사업자별 점유율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정량 조사가 필요하다. 글로벌 시장 성장률을 국내 시장에 그대로 적용하거나, 전체 AI 자동화 프로젝트를 RPA 시장으로 집계하는 것은 시장을 과대평가할 위험이 있다.

핵심 경쟁력은 '업무 자동화 성과'

향후 2027~2030년 RPA 시장은 기존 자동화 기술의 고도화와 AI 에이전트 기반 신규 시장의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는 구조로 발전할 전망이다.

전통적인 RPA가 정형화된 반복업무의 실행을 담당한다면, AI 에이전트는 업무 목표를 이해하고 계획을 수립하며 예외상황을 처리하는 역할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자동화 프로젝트의 중심도 개별 작업의 효율화에서 업무 프로세스 전체의 자동화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기업들이 자동화에 대한 투자성과를 더욱 엄격하게 평가하게 되면 단순한 Bot 구축 건수나 자동화 적용 업무 수보다 실제 처리시간 단축, 운영비용 절감, 오류율 개선, 고객서비스 향상 등의 지표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RPA 전문기업에는 기존 고객 기반을 활용해 AI 기반 통합 자동화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할 기회가 존재한다. 동시에 대형 기업용 소프트웨어 사업자들의 자동화 기능 내재화는 독립형 RPA 제품의 성장성과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IT서비스 사업자들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자동화 기술을 단순히 구축하는 역할을 넘어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를 재설계하고, 다양한 자동화 기술을 연결하며, 운영성과를 관리하는 서비스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결국 향후 RPA 시장의 성장 여부를 판단할 때는 전체 자동화 시장의 확대와 전통적인 RPA 소프트웨어 시장의 성장을 구분해야 한다.

AI 기반 자동화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가 확대되더라도 기존 Bot 라이선스 매출이 같은 속도로 증가한다는 보장은 없다. 오히려 자동화 실행 기능이 기업용 소프트웨어와 AI 플랫폼에 흡수되면서 시장 내 수익배분 구조가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RPA 시장의 미래는 소프트웨어 로봇의 수를 늘리는 데 있지 않다. AI 에이전트와 기존 업무시스템을 연결해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 전체를 얼마나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자동화할 수 있는가가 향후 시장 경쟁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