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반도체 시장, 2024년 910조원에서 2030년에 2배 이상 성장한 1700조원 전망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인공지능(AI) 수요 확산에 힘입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일부에서는 AI 투자 열풍을 ‘거품’으로 우려하지만, 실제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2030년에는 시장 규모가 현재의 두 배 가까이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2024년 6,560억 달러(약 910조 원) 수준인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2030년에는 1조 2,280억 달러(약 1,700조 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증가율로는 1.9배에 달한다. 카운터포인트는 주요 성장 동력으로 고급 AI 서버 인프라에 대한 지속적이고 빠른 수요 증가를 꼽았다. 특히 AI 활용이 확산되면서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흐름의 중심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등 4대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가 있다. 이들은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며, AI 확산에 따른 가장 큰 수혜자가 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2분기 4대 하이퍼스케일러의 자본지출(CAPEX)은 882억 달러(약 124조 원)에 달했으며, 상당수가 AI 데이터센터 서버용 GPU 구매에 투입됐다.
서버용 반도체 시장 전망도 가파르다. 2023년 1,530억 달러였던 규모는 2030년 4,640억 달러로 세 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같은 기간 스마트폰용 반도체 시장은 1,720억 달러에서 2,590억 달러, 자동차용 반도체는 480억 달러에서 1,060억 달러, PC용 반도체는 690억 달러에서 1,040억 달러로 각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국내 메모리 반도체 강자들도 수혜가 기대된다.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반도체가 AI 서버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면서 두 회사의 공급 확대와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카운터포인트는 “에이전틱(Agentic) AI 애플리케이션 확산에 따라 토큰 생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며 “이는 클라우드와 엣지 환경 모두에서 막대한 컴퓨팅 파워와 메모리를 요구해 반도체 소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또한 “앞으로는 피지컬 AI의 도래가 본격화돼 휴머노이드 로봇과 자율주행차 같은 혁신적 제품이 등장할 것”이라며 반도체 시장 성장의 새로운 전환점을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