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콤퓨타 산업 100대 이야기(4)- '과학기술처 발족'

한국 콤퓨타 산업 100대 이야기(4)- '과학기술처 발족'

KRG

1966년에서 1967년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이 본격화된 시점이다. 과학기술진흥법의 모태가 된 과학기술진흥 5개년계획이 수립되는데, 이는 정부가 발표한 첫 과학기술 정책으로 기록되고 있다.

당시 경제기획원 주도로 이루어진 일련의 과학기술정책에 대한 의지는 과학기술처 발족으로 가시화됐다. 과기처 발족은 1965년 5월 박정희 대통령의 미국 방문 시 존슨 대통령과 한미 양국 정부의 지원 아래 KIST를 설립키로 할 때부터 이미 계획해 온 사안이었다.

과학기술처는 1967년 4월 21일 김기형씨를 초대 장관으로 정식 발족했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정책을 정부 차원에서 독자적으로 입안하고 시행하기 위한 최초의 정부조직인 과학기술처는 과학기술진흥법을 토대로 컴퓨터 도입과 개발을 추진해 나감으로써 오늘날 컴퓨터가 과학기술 발전의 토대가 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과학기술처 발족 1개월 후인 1967년 5월 23일 김기형 장관은 '전자계산기 사용 개발 7개년 계획'이라는 역사적인 사안을 발표했다. 컴퓨터 요원 양성과 훈련, 소프트웨어 수출, 컴퓨터에 대한 국민계몽, 컴퓨터 활용시기와 법적 지원, 추진위원회 설치 등이 주요 골자였다. 김 장관은 전세계적으로 이미 5만여대 컴퓨터가 보급, 활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컴퓨터를 도입 개발해야 한다는 경각심을 갖게 하고자 이들 세부방침을 토대로 7개년 계획을 마련했던 것이다.

이 일환으로 과학기술처는 1967년 9월 27일 '전자계산조직개발조정위원회'를 설치, 공포했다. 과학기술처 차관을 위원장으로 각계에서 추천한 16명 위원으로 구성된 이 위원회는 국가정책과 기업분야의 경영개선 및 업무과학화와 생산성 향상을 위한 컴퓨터의 종합개발 활용계획 수립, 사전 도입 검토, 개발비 조성과 배분, 시설·교육훈련 및 보급 등 제반사항을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이 주요 업무였다. 국책 차원에서 이루어진 최초의 컴퓨터산업 육성 계획의 시발점이었던 것이다.

당시 기관이나 기업의 컴퓨터 도입은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했다. 차관 자금으로 도입하는 경우에는 과학기술처 장관의 검토가 수반돼야 했고, 정부보유외환고(KFX)로 도입할 경우는 주무부처 장관의 승인이 있어야 했다.

이는 컴퓨터 도입 승인업무를 일관되게 처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는데 따른 문제점이었다. 구체적인 운영계획이 마련되지 않은 채 컴퓨터를 들여놓는 것은 외화 낭비인데다, 무분별하게 컴퓨터를 도입할 경우 컴퓨터 요원 및 적용 업무량 부족에 따른 가동률이 저하될 것을 우려했던 때문이기도 하다. 가동률 저하는 도입기관간에 외부 용역 수탁경쟁을 유발시킬 가능성을 안고 있었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정부에서 육성하고 있는 용역 전문회사들의 위축을 초래하고 전산기를 국내 산업개발에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전문가 사이에 팽배했다.

전자계산조직개발조정위원회는 이런 컴퓨터의 무분별한 도입을 통제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이에 따른 실무조정은 초기에는 과학기술처 진흥국이 담당했다. 그러나 컴퓨터 관련 업무가 점차 확대되면서 과학기술처는 1971년 컴퓨터 산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조직으로 정보관리실을 설치하고 컴퓨터 도입 승인업무를 주관하게 된다. 이어 1975년에는 정보관리실이 정보산업국으로 확대 개편, 과기처의 컴퓨터 정책부문을 담당하게 된다.

한편 과학기술처가 발족되고 나서야 우리나라 컴퓨터산업은 웅비의 나래를 펴기 시작했다. 이는 교육기회 확대 및 컴퓨터 요원 양성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러했다.

초창기 과학기술처의 최대 과제는 컴퓨터를 이해하고, 이를 업무에 적용할 수 있도록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과기처는 공무원이 먼저 컴퓨터를 이해하고 사용해야 기관 및 기업의 컴퓨터 사용이 활성화된다는 판단에서 정부 각 기관 공무원을 대상으로 교육에 들어갔다. 기초과정, 고급과정, 특수과정으로 구분하고 1968년 4월 8일부터 4주간 한국전자계산소에서 EDPS 요원 위탁교육을 실시, 1차로 33명을 배출했다. 이를 시발로 1971년 과학기술처 산하 중앙전자계산소로 교육이 이관되기까지 1백65명을 양성해 냈다.

주요 교육내용은 EDPS 개념, 프로그래밍의 기본원리 및 실습, 포트란 등으로, 관리자 과정 교육이 성공리에 마치자 이후 공무원들 사이에서 어셈블러나 코볼, 포트란 등 본격적인 프로그래밍 교육 선풍이 일게 됐다. 이런 교육이 초기 컴퓨터 인식과 계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당연하다.

과학기술처는 1998년에 과학기술부로 확대, 개편됐다. 이후 2008년에 교육과학기술부가 됐고 2013년에는 미래창조과학부로 과학기술 전담부처가 바뀌었다. 현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변경됐다.

<사진: 1967년 4월 21일 과기처 개청식에 참석한 박정희 대통령, 국가기록원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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